프라다 가방을 든 노숙자 / 이시현
독서마라톤을 시작하며.
오랜만에 소설책을 잡았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야. 나랑은 왕창 다른 신세대의 이야기에 빠져버린 세 시간. 여운이 많아서 몇 줄이나마 정리했어.
*한 사람을 만나면 하나의 세상을 얻는다. 나를 성장시키고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라고 하네.
주연- 인터넷 쇼핑몰의 수십억 대박 신화의 주인공. 어느 날 탈세 조직을 만들었다는 혐의와 함께 상표법 위반으로 수배자가 되었거든.
-프라다 여행 가방을 끌고 도망하는 주연.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어딘지도 모르는 창고 개구멍에 끼여 있다가 창고 주인에게 구조된다.
-인우는 허름한 다세대 주택의 반 이상을 소유한 창고업자의 아들. 주연이 밤을 지낸 창고는 이삿짐 보관 창고. 3개월 이상 보관료를 내지 않은 이삿짐을 모두 처분한다는 말을 듣고 인터넷 중고 사이트를 연결해서 사업을 시작.
-자신을 고발한 사람을 찾아 수배자의 입장을 벗어나기까지, 좌충우돌 새 생활을 이어가는 주연. 주변 사람들을 철저하게 무시하며 악바리로 자신의 삶을 세워가는 주인공을 보면서 나는 얼마나 치열한 인생이었을까 돌아보게 되네.
-새로 시작한 인터넷 중고 사이트를 모방하며 악플을 달던 경쟁업자를 조사하던 중, 그 업자가 주연에게 탈세 방법을 가르쳐 준 황 사장이라는 것을 밝혀내기도 하네. 자신이 수배범인 것을 알아 낸 직원에게 협박을 받고. 장물취급까지 하게 되고. 대표로 일하던 인우가 경찰에 불려가기도 하면서 조금씩 과거의 삶과 지금의 삶에서 의미 찾기를 하게 되었어.
-결국. 명품으로 휘감고. 돈으로 모든 것을 휘두르던 과거의 주연은 철저하게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하고. 터전을 세워가던 중, 고발 자가 잡히고, 집으로 돌아가거든.
-주연을 벼랑 끝에서 밀어버린 사람들은 주연의 바로 곁에서 빌붙어 살며, 주연의 자만심을 끝도 없이 높여주던 아주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이야.
-그런데 주연을 철저하게 깨뜨려 버리려고 한 그 시작점은 주연의 농담이었다는 것이야. 친구에게 나영을 무식한 빈티라고 흉본 것을 들은 나영과 황 사장의 계획이 있었고, 그 연장선에 주연의 모든 사업 노하우를 빼내어 이름만 바꾼 쇼핑몰의 오너가 된 상은은 주연의 사업을 총괄하던 선배였다는 것이지.
-지하를 달리던 전철이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순간 전철 안에 불빛이 꺼졌다 켜지는 구간이 있는데, 바로 사구간이라 하네.
열차의 동력을 비롯한 모든 전류가 죽는 사구간. 서로 다른 전류가 부딪치지 않게 하려고 전류가 흐르지 않는 구간이라고 해. 그 구간의 움직임은 배터리를 쓰기도 하고 지금까지 달렸던 관성으로 움직이기도 한다는데.
-내 인생이라는 열차가 멈추지 않으려면 당장 이 구간을 박차고 나가야 한다고 말하네. 어쩌면 인생에 몇 번씩은 사구간에 도달하게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주인공의 혼잣말이 기억에 남아.
-소제목 중에 ‘인생에 일기예보란 없다’는 말이 있어. 신선한 느낌이어서 계속 생각했지. 그런데 인생의 일기예보란 누군가가 알려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지 싶네. 지금의 나의 일상이 내일 비를 부르기도 하고, 쨍쨍 빛나는 햇살을 부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까 싶네.
**명품으로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하는 일상을 보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감춰진 탐심이 있다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여고 시절에 읽은 모파상의 ‘목걸이’를 떠올렸어.
친구에게서 빌린 가짜목걸이를 잃어버리고 진짜 목걸이를 사다주느라 10년을 고생한 이야기. ‘그거. 가짜였는데’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목걸이, 반지 같은 것엔 평생 관심이 없었거든. 어쨌거나 농담이라도 다른 사람 무시하지 말고, 다른 사람 눈에 비치는 모습을 고민하느라 어리석은 행동하지 않기를 바라며. 여기까지. 202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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