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내 인생 열두 달.
♣
할머니를 탓할 수는 없다.
내 분수를 잊을까 수시로 하신 한마디.
지(죄)가 많아 지집아. 멋있어서 머스마.
그저,
입에 배고. 몸에 밴 할머니의 가치관일 뿐.
아버지 생각에 딸은
시집가면 남의 식구니 투자 가치는 없다.
엄마에게 요 딸년은 괘씸한 존재였다.
시댁의 정식 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을 느끼게 해 준 첫아들.
신비로운 품 안의 첫사랑. 귀하디귀한 아들을 시어머니가 데려갔다.
달거리도 없이 들어선 딸년이 엄마의 행복을 밀어냈다.
보릿고개 힘든 세월에 몸도 마음도 무거울밖에.
바로 그.
지가 많은 지집아가 세상에 들어온 거야.
기찻길 옆 판잣집, 삼복더위 한복판.
팔일오 다음 날에.
반기는 이 하나 없는 반지하 단칸방의 불청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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