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고 맞으며>
2024를 대신 할 2025를 생각하며 몸도 맘도 부산했던 하루. 어제 주문한 책을 받아 들고 꼬맹이 시절을 생각했다. 학년이 바뀌어 새 책을 받아 오면 밤새도록 읽었다. 책 냄새를 맡으며, 책장을 넘기며 손이 베이기도 했었다. 교과서를 친구 삼아 지내던 그 옛날을 생각하면, 지금의 풍요는 종종 현실감을 잃는다. 어쩌면 그때의 조용함이 그리운 건지도 모르겠다.
늘, 눈을 뜨면서 새날 주심을 감사했는데 이제부터는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로 바꾸면 어떨까? 한다. 그런 의미로 치자면 지금은 새해 첫날! 첫 시간의 의미가 분명하잖아.
능숙한 삶이라는 메모를 일정표 맨 윗부분에 적었다. 능숙한 삶이란, 마침 그 자리에 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이라 한다. 아브라함이 천막 앞에 앉아 있다가 서둘러 식사 준비를 해서 손님을 대접했지만, 상대가 천사인 줄은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예정된 시간과 장소가 아니라 일상의 어느 시간, 어느 곳, 누구와도 성숙한 모습으로 사는 것, 어때? 물론 대개의 시간은 혼자이기를 계획하지만.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다시 챙겼다. 영어본을 함께 챙기려니 영한사전이 아쉽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보다 종이책이 더 익숙하니까. 2425 틈새에서. 모두의 평안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