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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ay, 오늘도 수고했어.

의리.

3.  의리로 

 

죽었나 살았나? 시시때때로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요양사가 올 시간이면 후딱 일어나, 그저 인사처럼 이부자리 매만지고 방을 나선다.     

동네 한 바퀴 돌고, 할멈과 함께 일하던 논밭도 둘러보고.

시간 맞춰 돌아오면 다시 할멈 옆에 앉는다. 요양사가 준비해준 미음을 챙기고,

방금 돌아온 길거리 풍광도 들려주면서.  지난 세월 못 다 했던 고마운 맘도 전한다.    

요 조그만 손으로 그 많은 일을, 참 야무지게 했었지. 완전 상일꾼이었어. 미안하고 고마워.

세상 시끄러워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던 사람. 언제쯤 일어나려나?

날마다 기도처럼, 혼잣말하신다.   

 

***구십이   할아버지. 

간병하기에는 힘이 부쳐도. 요양사 도움받아 2년째 침상을 지킨다. 모두가 요양원 입원을 권하지만

힘든 세월 지나며 함께 왔는데.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집에서 지내야 해. 요지부동의 의리에 감사.  

  20231029. Okay,오늘도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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