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
의사 딸이 동행한 엄마의 죽음, 단식 존엄사. -비류잉
저자의 아버지는 중풍이 든 후, 거실에서 20년을 붙박이로 지내다가 아흔둘에 집에서 돌아가시고. 소뇌실조증 진단을 받은 어머니는 83세에 자주적인 존엄사를 선택하셨다. 한다.
노년의 마지막을 보내는 사람의 80퍼센트는 병원에서 온갖 고초를 겪다가 사망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데, 이제는 이런 존엄사의 공감이 일반화되기를 기대한다.
주렁주렁 연결된 각종 튜브 사이로 마주하는, 환자의 얼굴에 번지던 그 고통과 차가운 병실의 풍광을 기억한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거부하지 않을까? 친정아버지가 단식을 결정하고, 내게 도움을 청했을 때, 난, 의학적 지식이 없으니 고통스러운 상황이면 병원에 갈 수밖에 없다는 전제로 아버지의 곁을 지켰다. 전적으로 아버지의 의지였고. 옆에서 아버지의 요구대로 따르기만 했을 뿐이었지만 연세가 있어서였을까 95세의 아버지도 한 달여 만에 세상을 뜨셨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 5개월 만이었다. 지금까지 세 사람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그리고 요양 병원에 가기 직전의 어르신 몇 분의 삶. 가까이서 지켜보며 줄곧 생각하는 건 하나다. 죽음에 대해 좀 더 자유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이제 곧 떠날 사람인데도 쾌차를 비는 사람들을 보면서 진심일까? 하는 의문을 가진다.
좀 더 일찍, 이 책을 읽었더라면 좀 더 좋은 돌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저자의 부모님, 두 분이 모두 많은 책을 읽으셨다는 부분도 꼭꼭 기억할 일이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많은 책을 읽은 분들이나 부모님의 취향에 맞는 책을 사다 드린 자녀들도 존경스러운 사람들이지. 존엄사를 선택한 후,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마지막 시간을 공유한 것, 더구나 생전의 장례식은 감동적이다. 여전히 환자가 굶어서 죽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 밥만 먹으면 된다는 것이고. 환자는 감당을 하지 못하고 토하는 지경이어도 밥을 먹어야 약을 먹는다고 재촉하는 사람들도 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망하는 법이 없다는 게 맞지?. 다시 읽고 제대로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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