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왕따
<신나는 왕따>
쇼펜하우어 인생 수업의 소제목에 타인의 의견 속에서 살지 말고 자신의 의견 속에서 살자는 말이 있다. 굳이 이거야. 라고 선을 긋지 않아도 노인네가 되면 자연스럽게 생긴 고집대로 살기 마련이지? 함께 주절거리고 식사하고 차를 마셔도 내 인생 내가 사는 것이지. 위로가 되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탓에, 내게 문제가 뭘까 고민할 때가 더러 있으니까.
함께 식사하자는 친구의 전화. 세 친구가 만났거든. 나중에 한 친구가 더 와서 넷.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 속에 이해가 안 되는 인간상이 있더니만.
매일 사우나 가는 사람, 이해가 안 된다. 커피값이 너무 올랐어. 그래도 천지가 카페지. 싼 커피도 있어. 공짜도 있잖아. 얻어먹는 커피. 커피는 안 좋아하니까. 몇십 년 묵은 가계부와 일기장을 보물 다루듯이 껴안고 사는 사람을 알거든. 죽어서도 민폐야. 가끔 꺼내보기도 하는데 무슨 마음인지 도통 모르겠어. 한 해에 쏟아지는 등단 작가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 글쓰기는 취미로 해야지 밥 먹고 살기로는 아니야. 운동하고 난리를 쳐도 죽을 때 되면 다 똑같아. 누군들 별수 있나? 우울증에 걸린 친구, 누굴 탓하겠어. 그것도 팔자지.
식사. 커피. 헤어질 때 하는 말, 덕분에 하루 잘 보냈네. 다음 주에 만나서 구미에 갈래?
매일 사우나 가는 사람. 수시로 책 한 권 들고서 카페 가는 사람. 몇십 년 묵은 독서 기록장 들여다보는 사람. 집에서 스트레칭하고. 영양제를 챙기고. 실내 자전거에 올라타는 사람, 세상없어도 글 쓰고 싶은 사람. 바로 나잖아. 이해 안 되는 인간을 불러낸 이유는 이동 차량의 필요?
그래. 내가 이상하고 별난 게 아니라 제각각 자신의 의견으로 사는 것이지. 오늘 함께 친구들 예쁜 꿈 꾸기를 기도하며. Okay 수고했어. 오늘도! 2024113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