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ay, 오늘도 수고했어.
한 번 더
깨치동네
2024. 11. 19. 21:27
<한 번 더>
투명 플라스틱 통을 두 개 준비했다. 매직으로 예쁜 글씨도 썼다. 씨앗. 그리고 새싹. 책꽂이에 흩어져 있던 메모지와 독후감 노트를 씨앗 통에 담았는데, 통이 작네. 어떻게 정리를 하지? 궁리하며 뒤적이는데 누렇게 바랜 종이 한 장이 톡~,
“학생들은 다섯 자 넓이의 도랑을 건너는데 넉 자쯤 뛰고 흙탕물을 뒤집어쓰는 것을 배우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땅콩 박사의 이야기. 말 한 마리에 팔린 흑인 노예, 작은 꼬마 생각에 국수를 먹으면서도 울컥했던 날이 있었다. 대학 합격증을 받고 찾아갔는데 흑인이라고 거절당하던 땅콩 박사. 그를 생각하면서 방송통신대학도 감지덕지로 감사가 넘쳤던 날들을 기억한다. 방송통신대학 중간고사 시험을 치르던 30대의 아줌마. 어린 남매를 맡길 곳 없어 시험장까지 데리고 가기도 했다. 과자 하나 손에 쥐어주고, 교실 맨 뒷자리에 앉히고. 시험을 치기도 했었다.
넉 자쯤 뛰고 흙탕물을 뒤집어쓴다는 말, 오늘이라는 시간에 이 말을 가져온다면? 최선이라는 단어를 넘어서는 ‘한 번 더,’라는 개념이 필요하려나?
요양사의 일만 하면 되는데 뭘 그렇게 과잉 충성, 봉사하느냐는 말. 조금 모자라는 요양사. 이 일이 아니면 밥을 못 먹을 만큼이냐는 말까지 종종 듣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묵묵히 일할 수 있음은 땅콩 박사 같은 분들의 삶을 배웠음이리라. 훌륭한 멘토의 선한 영향력을 생각하며. 오늘도 감사요. 모두의 평안을 기도하며. 20241119.